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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이 진실보다 더 좋은가?독서비망록 2019. 11. 6. 22:57
안녕하세요~!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청년 헬리건입니다. 다들 돼지꿈을 꾸고 복권을 사 본 적 있나요? 빨간색을 이름을 쓰고 어른한테 혼났던 기억이나 찝찝했던 적 있나요? B형 남자 친구는 왜 안 좋다고 여기는 거죠? 구두 사주면 여자 친구가 정말 도망가나요? 왜 스포츠에는 징크스가 많을까요? 오늘은 '미신'에 대해 말해 볼까 합니다.
제가 인지심리학을 정말 좋아하는데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인 천재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같은 분들이 유명하다면 한국에는 정재승 교수님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열두 발작국이라는 책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 꼭 읽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오늘은 열두 발자국의 여섯 번째 이야기 '우리는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미신에 빠져들까요?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뇌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에너지도 덜 쓰고요. 굉장히 유명한 한 실험이 있죠. 본문의 내용을 인용하겠습니다.
영국의 신경과학자 볼프람 슐츠(Wolfram Schultz)와 그의 동료들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합니다. 원숭이를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혀놓고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도형을 제시합니다. 원숭이가 마우스를 직접 움직여 도형들을 클릭할 수 있도록 해 주고, 그중 특정 도형(예를 들어 노란색 삼각형)을 클릭하면 오렌지주스 다섯 방울을 입 속으로 떨어뜨려주는 실험입니다. 그러면 원숭이는 다양한 도형들을 마우스로 클릭해보다가, 우연히 노란색 삼각형을 클릭하면 오렌지주스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뻐하지요. 이때 흔히 ‘쾌락의 중추’라 알려진 측좌핵의 신경세포 활동이 활발히 증가하는 걸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이내 학습이 된 원숭이는 실험이 시작되자마자 노란색 삼각형을 클릭하고는 오렌지주스가 제공되길 기다려요. 원숭이에게 기다림과 기대감은 쾌락으로 작동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측좌핵의 신경세포는 난리가 나지요. 그런데 정작 오렌지주스가 나와서 먹는 동안에는 그다지 즐겁지 않습니다. 쾌락이란 그런 거죠. 기대했던 것이 나올 땐 기쁘지 않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나올 때, 기대 이상의 무언가가 나올 때 기쁨이 됩니다.
더 극적인 상황은 원숭이가 노란색 삼각형을 눌렀는데 오렌지주스를 두 방울만 제공해줄 때입니다. 원숭이가 오렌지주스 두 방울만큼만 기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원숭이는 기대한 것보다 적게 나오는 상황에서 실망감이라는 고통을 경험합니다. 기쁨과 쾌락,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기대감에서 비롯되고요, 기대한 것보다 더 나은 상황일 때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데 만약 오렌지주스가 아니라 전기충격이라는 부정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결과는 완전히 반대가 됩니다. 전기충격이 올 거라는 사실을 모를 때에는 오히려 전기충격을 견딜 만합니다. 놀랍고 고통스럽지만 결국은 지나가니까요. 그런데 30초 후에 전기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30초는 그야말로 ‘지옥의 시간’이 됩니다. 고통이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기다리는 시간만큼 끔찍한 시간도 없지요. 그래서 지금 10볼트짜리 전기충격을 받을래, 30초 후에 5 볼트짜리 전기충격을 받을래 하고 제안하면 다들 더 강력하더라도 지금 전기충격을 받겠다고 대답합니다.
긴글 읽는다고 고생 많았습니다. 위 실험을 통해 원숭이는 부정적인 경험을 예상하고 인내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며 보상의 크기보다 기대감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글 머리에 제시한 예시들 역시 대부분 부정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그 상황을 본인 스스로가 통제하거나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생각을 단정 짓는 겁니다. 동시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따지는 건 머리 아프니 빠르게 패턴화 시켜서 단순화시키는 겁니다. 단순한 건 받아들이기 편하고, 편하면 금방 전파됩니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다원화 다변화되고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이해하기 힘들지만 노력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합니다. 이 책에서는 '회의주의자'로 살아가는 걸 제시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어떤 것도 쉽게 믿지 않고 의심해보고 근거를 중심으로 판단하되 내가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정관념과 편견에 빠지지 않고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겁니다. 힘들고 머리 아픈 삶의 태도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을수록 진정 달달한 열매가 될 것입니다.
간만에 영화 곡성이나 다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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